달맞이꽃 달맞이꽃 강물 떠나는 소리 귓가에 새겨 두기도 전에 밤이 오고 덜 열린 가슴속으로 파고드는 저무는 달빛 환하게 웃어주던 그 시간은 초저녁 은빛 강속에 잠겨들고 저물어 간 둑길 꽃대 튼튼한 달맞이꽃이 핀다 천전 굽이진 노송 그늘에도 백운정 그림자 난간 기슭에도 흘러가다 잠시 목놓아 기다리.. 시 방 2011.08.24
합강에서 버스를 기다리다 물이 흐르는 동안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다. 바위들을 돌아 소리를 내며 제 몸을 부딪히며 강은 흘러갔다. 산은 물끄러미 강을 바라보면서 발 자락을 내어주는 사이 거기 봄이 오고 있었다. 강물이 급하게 흘러 모이는 합강에는 주인이 두고 떠난 배 한 척이 모래사장 가장자리에 걸려 있었다. 그래.. 사진방/물고기의 추억 2011.04.10
호로 호로고루성에서 호로 호로고루성에서 서 정 문 (1) 비가 내리는 날이면 무너진 성벽 금간 자리에 엉겅퀴가 뿌릴 내린다 뿌리 내려간 자리 고구려 병사의 떠나지 못한 넋 남아 그 핏빛 바래어 엉겅퀴 토해내는 꽃잎이 푸르딩딩 보라빛이다 살아서 못지킨 자리 죽어서 지키려 토해낸 까시 팔뚝에 새긴 문신처럼 깊이 와 .. 시 방 2009.06.05
그대에게 가는 길 그대에게 가는 길 서 정 문 아직 새 날이 오기까지는 얼마의 시간이 남아 있어 오래 전에 만나 그리 길진 않았지만 그대에게 따스한 말 그대에게 해 주고 싶었던 말 그대에게 몇 가지 좋은 일 몇 가지 내일을 위한 말 지금도 기억해 그 아름답던 시절의 날 그 깊고 아늑하던 날의 빛 모든 길은 그대에게 .. 시 방 2009.05.05
휘어지는 갈대 마른 갈대가 바람에 휘어지고 있다. 눕지도 못하고 바람에 휘어지고 있다. 봄이 오는 강에서 점점 더 말라가는 대궁 봄이 깊어질수록 몸은 가벼워진다. 갈대는 흔들리면서도 꺽이지 않는다 강이 흘러가는 소리에 절로 출령이며 늘 새로운 강물의 소리를 듣는다 봄이오면 갈대도 길 떠날 채비를 한다 .. 사진방 2009.03.29
강,낙동강 고향의 집앞에는 강이 흐른다.낙동강이다.상류인 집 앞에는 늘 일정한 흐름의 강물이 흐르고 있다.그러나 칠십년대 중반,안동댐이 생기기 전에는 늘 홍수로 강은 붉은 황토물로 포효하는 동물처럼 온 들을 삼키면서 흘러서갔다.강 주변 과수원의 푸른 사과들이 둥둥 떠 다니고,심지어는 상류에서 돼.. 산문방 2008.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