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비가 왔다
섬에도 비가 내리고, 뱃전에도 비가 내렸다.
비가 오는 가운데도 어부들은 고기를 잡고, 그 고기는 서귀포 올레시장 할망의 가게에도 나왔다.
고기 등 뒤에 짠 바닷물이 희석되어 묻어있고,
바람이 불어 희끗해진 지느러미가 한 편으로 누웠다.
비늘이 몇 개 떨어져나가 파도가 왔다간 흔적처럼 보였다.
그렇게 고기들이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드문 드문 사람들이 와서 쳐다보기만 했다.
저녁은 가까워지는데 사람들의 시선은 딴 곳에 가 있고
호스로 물을 끼얹으면서 자꾸 등에 허전해진다
꾸덕하게 말라가는 저녁 답,
할망은 두터워진 손으로 배를 만진다.
고기 배가 자꾸 옅어지고 비늘 몇이 떨어져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