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관 30주년을 맞이하는 참빛들에게
서 정문(시인)
저 푸른 화랑연병장의 잔디 빛처럼
늘 푸르고 싱싱하게 살아온 참빛 들아
가을빛이 저리 따스하구나
서로서로 눈빛 마주치며 손을 잡아 보렴
그리고 눈을 감아보렴
기초군사훈련때 목청껏 외치던 구령소리도 들리고
분열 휴식시간에 긴 꼬리를 남기고 기나가던
경춘선 열차의 기적소리도 귓가에 남아
92고지 작은 숲길
넉넉한 가슴으로 달려오던 뜀걸음 소리까지
봄이면 범무천 자주빛 등꽃
해살해살 물 빛 풀어주던 등나무 꽃 그늘
라일락 꽃 향기 온 몸에 휘감기던 학과출장 길
개나리꽃 노랗게 핀 국게게양대 뒷편
벚꽃 진 자리마다 붉게 익어가던 버찌들
아, 여름의 뜨거운 태양과 함께 떠난 하훈의 추억
태릉 배밭으로
밤비내린 길을 걸어걸어 돌아오던 밤
원주의 아픈 추억까지 같이 나누었던 날
동복유격장의 도피 및 탈출
공수훈련의 점프는 꽃구름처럼 창공에 남아
그립고 아쉬웠던 훈련의 날은 그렇게 저물어 갔네
그 해 겨울근처 10월 26일
화랑제의 마지막 새벽은
갑작스런 충격으로 시간을 멈추게 하였고
광주 상무대에서의 5.18
그 아픈 기억 속에서 군 생활이 시작되었지
전국 방방곡곡 이름없는 산하 그 골짜기
일찍 먼 길 떠난 몇의 동기들
지금도 그 붉은 뺨 초롱하던 눈빛
그날처럼 가슴에 남아 있구려
시간은 바람같아
희끗한 머릿결처럼 은빛 추억들이 되었구려
잡은 손을 서로 흔들어보면
살가왔던 그대의 기쁨도 느껴지고
만나고 싶었던 친구의 아픔도 전해지고
살아온 30년보다
살아갈 30년 뒤의 시간동안
푸근한 모습으로 넉넉한 가슴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정겨운 사람이 되어준다면
서로 어깨동무하고 함께 걸어간다면
서로가 서로의 바람벽이 되고
서로가 서로의 온기가 되고
가슴 데워 나아가는 내일이 되리
작은 등불 하나까지 함께 보듬어
그 대 서 있는 그 자리
참빛으로 오늘을 밝히고
참빛으로 내일을 아름답게 밝혀주소서
서로의 등불이 되는
그런 참빛이 되게 하소서
그런 참빛으로 영원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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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소 - 2010-10-14 오전 10:09:07
가슴뭉클.....
1976년 1월 31일 구정날 2초소 들어가던날부터
돌아보니 지금까지 34년 넘도록 모두들 열심히 살아오느라 정말 수고 많았구먼 ......
모두들 지난날의 수고가 앞으로의 보람있는 삶으로 연결될 수 있기를 기원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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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홍 - 2010-10-14 오후 3:13:52
서정문 시인~~나와 같은 5중대 출신이어서 저분의 생도때 행적을 볼작시면..4학년 공수훈련기간..300m상공에서 낙하하면 지상 도달까지 대략 58초 정도 된다나~~그 짧은 순간에 남들은 다리 다칠까..뭐가 닥칠까를 걱정하는데..서정문이는 볼펜과 메모장을 꺼내들고 시 한편을 적어내었던 사람~~군 생활하면서 시문단에 등단하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인데..그때의 정문이 모습을 보고 생활했던 사람으로서는 ''당연히 시인''이 될 줄로 알았던 것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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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섭 - 2010-10-13 오후 4:02:19
파노라마처럼 30년이 지나가는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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