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원형이 흔하다.
제주의 지형이 타원형이고, 대표 과일인 귤도 원형이다. 길을 가다보면 원형인 로타리도 많다. 다른 지역에 흔하지 않은 로타리가 곳곳에 있다. 차들은 천천히 원형에 접근하여 원형을 끼고 돌아간다. 오름이 반원형이고, 예술의전당 외형도 원형이다.
원만하게 살라는 암시를 제주 곳곳에 새겨두고 있다.
각진 생활속에서 곳곳에 장치를 만들어두고 원형으로 살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살다보면 모질고 각진 삶이 얼마나 자주 오겠는가. 제주의 아픔은 그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각 속에서 이어져 왔다고 여겨진다. 그런 가운데, 끈질기게 견디면서 원과 같은 삶을 추구한 것은 아닌지.
오늘도 서귀포 시내를 나갔다가 몇 번이나 원형 로타리를 돌아야 했다.
돌아가면서 좌우도 살피고, 다른 차가 오는지 혹은 급하게 달리는 차가 없는지 확인하고 돌았다.
삶은 그렇게 둥글둥글하게 살아가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