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눈이 내리고 난 다음
눈위를 사람들이 걸어갑니다
드디어 길이 만들어집니다
저 길은 발자국으로 만들어진 길입니다
디디고 딛은 자국들
겹치고 덧칠한 자국으로 길이 만들어집니다
본래 있었던 것을 다시 찾는 것도
저렇듯
무수한 발자국을 찍어야 보입니다
볼 수 있을 때까지
닦고 또 닦고
반복하기를
천 번이고 만 번이고
그 자리를 파헤쳐야 허락을 하는 길입니다
한번 되짚어진 길을
바로 세우는 일은
없던 길을 세우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
가지 않아야 할 길은
애써 남겨두어야 할
투명한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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