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방/가을 향기

초성리역-2013

지도에도 없는 길 2013. 10. 4. 05:33

 

 

 

 

 

 

 

초성리, 그 간이역

 

동두천에서 북으로 가는 길

큰 길을 접어두고 핸들을 우 편으로 튼다

아직도 샘다방은 그대로 문을 열고

가을 햇살에 잠긴 초성리역

노인 몇 분

가을 잠자리 몇 마리 역사를 거닐고 있다

6.25때는 가장 먼저 북한군의 공격이 있던 자리

초성리 언덕길은 잊은 듯 기억하는 듯

그 자리는 고구마가 줄기를 뻗어가고

붉은 맨드라미 몇 송이

나무 기러기 아래 여물고 있다

쉬이 오지 않는 열차를 천천히

아주 느리게 서성이며 기다리는 맛

햇살이 철로에 기대어 잠시 졸아도 되는 시간

기차가 오기만 해도 좋은 간이역사는

북으로 가는 길을 환하게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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