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널목이 있는 풍경
경북 예천군 용궁면
그 작은 면소재지를 벗어나 강으로 가는 길목
거기 건널목이 있었다
경북선으로 기억되는 철로가
떡하니 용궁면의 변두리를 둘러서 지나가고
어쩌다가 기차가 지나가는지
철길은 군데군데 지난 빗물로 녹이 슬어 있었다
철길은 역시 굽어져가야 하는 것
햇살을 먹고 자라는 푸른 벼들을 지나
다음 역은 어디일까
저 건널목을 건너
한참을 가면 세 개의 강의 만난다는 삼강
거기 주막 할머니는
글을 모르지만
부엌 한 켠에 빼곡하게 외상 장부를 적었다
벽에 세로로 줄을 긋기도 하고
또 다른 벽에 가로로 줄을 헤일 수 없이 그려 넣았는데
사공도 보부상들도
홰나무 아래 둘러 앉아 막걸리를 마시던 그 밤
은 달빛 처연한 물소리
자장가처럼 들리는 강둑
달맞이꽃도 목을 길게 빼고
여울목 길을 살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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