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 ---베혀 눕다
보리는 낫으로 베혀져
제가 태어난 자리에 눕습니다
까끌한 등의 감촉
보리는 그래도 그게 좋습니다
여름이 더 깊어지기 전에
자리를 비워주기로 했습니다
모내기 철이 아직은 아니지만
이른 감자가 나올 때 쯤이면
하루가 다르게 대궁의 말라갑니다
누렇게 발끝이 변하고
머리 끝까지 누른 기운이 감돌면
이제 누울 자리를 준비합니다
가는 길이야
그리 가볍지는 않지만
그래도 툴툴 털고
연한 잎이 돋아났던 그 자리로
서쪽 해가 늬엿해지기 전에 돌아갑니다
온 몸에 돋은 비늘이 유난히 반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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