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 꽃술을 조심하라
능소화의 계절이다
도시의 담장에도 어김없이 이맘때면 능소화 꽃이 가득핀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가장 운치가 있고 멋진 능소화는
진안 마니산 절벽에 핀 능소화가 아닐까
절벽을 타고 오르는 그 아릿한 꽃잎
수직의 벽을 타고 오르는 그 뜨거운 날의 정염
길을 가는데 문득 한 어린 여자아이가 능소화 꽃을 손에 들고 흔들며 지나간다
젊은 어머니가 아이에게 꽃을 꺾어준 모양이다
순간 차를 세우고 무슨 말을 해주고 싶었다
그러나 차를 세울 수 있는 여건이 아니고 아이는 저만치 멀어져 갔다
저 능소화의 꽃술
꽃가루가 눈에 들어가면 치명적인 독성으로 인해 자칫 실명을 할 수도 있다고 하던데....
붉은 꽃들이 휘익 지나가면서
어린 여자아이가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끝내 그런 이야기를 해주지 못하고 말았다
아이가 꽃에 싫증을 내어 어서 버렸으면 좋겠는데....
능소화의 계절
6월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