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로고루 엉겅퀴

지도에도 없는 길 2012. 7. 3. 06:38

 

 

 

 

호로고루 엉겅퀴

 

호로고루성은 고구려 성이다

평지성의 대표적인 형태로 축조가 되었고

임진강의 요충지에 구축이 되어 있다

 

호로고루에 엉겅퀴가 피었다.

고구려의 보랏빛이 활짝 피었다.

간혹 비가 뿌리는 날

임진강은 강물이 불어나고

호로고루는 성벽에 온통 꽃 천지다.

애기똥풀을 배경으로 온통 보라의 향연이다.

 

 

 

 

성벽에 오르는 것은 고구려의 병정이 아니다.

아직도 떠나지 않는 고구려의 병정의 넋이다.

임진강에 머리풀고 포효하던 그 장수의 넋이다.

지천에 피어난 저 보라의 꽃

그 때도 피었을까

저 성벽을 거슬러 올라 먼 밈진강을 바라보던 그 사람의 모습일까

 

 

 

 

 

마침 토지박물관에서 발굴을 하고 있었다.

성벽의 앞에 무수히 드러나는 붉은 와편.큰 집이 있었을까

그리고 수줍게 몸을 드러내는 토기들

어느 여인네가 이 강가까지 와서 전장에 선 남정네에게 따스한 밥 한 술 올려주었을까

한 꺼풀만 벗기면 드러나는 시간의 허물

시간의 숨결

비에 젖는 와편의 붉은 빛이 가슴을 찌른다.

 

 

강으로 가는 물길은 길다

강은 굽어가며 고랑포에서 휘돌아가고

빗물에 엉겅퀴는 그 날도 이렇게 비에 젖었으리

갑옷 보라빛 편편에 묻어나던 향수

먼 변방에 선 장수의 어깨깃을 적시던 그 빗방울일까

가슴 적시는 보라 엉겅퀴의 꽃 대궁이 바람이 일렁인다.

저 여린 가슴 열고 흔들리는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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