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
탑은 품어야할 것들 너무 많아
늘 침묵입니다
기원이 쌓여 한 층
다시 기원이 쌓아 한 층
세상의 짐을 머리에 얹습니다
이고 가야할 짐
가슴에 안고 가야할 짐
모두 올려놓고
그 자리에 서서
그림자로 남아 있습니다
탑이 선 자리는
탑이 지키고 있는 자리는
하얀 앙금이 고여
단단해 집니다
더 안고 가야할 짐
아직 남아 있는 시간을
되짚어 돌아보는 자리
그 이름들이 지금도 저리 간절하게 들립니다
불러보는 이름들이 저리 절절하게 가슴으로 맴돌아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