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방

그대는 집 한 켠에 있는 가구같아

지도에도 없는 길 2011. 7. 20. 12:35

 

 

 

그대는 집 안 한 켠에 있는 가구같아

 

 

 

 

집사람이 나에게 이르기를

당신은 집 한 켠에 있는 가구와같아

왜 가구 정도 밖에 안된다고 ?

그저 있어도 그만 없으면 아쉬운

장롱같지 뭐

계절이 바뀌어 겨울이 올때까지는

겨울옷을 잘 보관하여 두는

소파같기도 해

종일 비어 있다가 퇴근 후에 앉아 차 한 잔 마실때

그때 필요한 것 말이야

참 냉장고 같기도 해

안으로 꽁꽁 냉기를 갈무리하여

온 집안 사람들이 오래 신선하게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그런

있지만 늘 있어서 소중함을 알지 못하는

그러나 없으면 필요한

벽에 못 하날 치고 싶을때 생각나는 사람

쓰레기 분리수거할 때 무거운 신문을 들고갈 사람

아이가 무얼 먹고 싶다고할 때

퇴근 길에 가게에 들러 아이스크림을 사 올 사람

 

맞아 가구 같아

오래 먼지 묻은 고가구같아

이제는 고물이 되어가지만

아직은 쓸모가 남아 있는 그런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