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가 피는 풍경

지도에도 없는 길 2011. 5. 29. 17:45

 

 

 

청보리가 피는 마을

 

시골집에 갔다

5월, 보리밭

그 보리가 익어가고 있었다

동네 앞 밭

보리가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낡아 무너진 정자 툇마루

현판은 한 귀가 떨어지고

오래전 낭랑하던 글소리는

낡은 창호지 너머로 맴돈다

까끌까끌한 등덜미 긁으며

후후 혀끝으로 허기를 가늠해도

가장 밑바닥 뿌리 튼튼한 몸으로

보리를 심었다

 

청보리가 익어가는 날

허물어진 기와 담장 아래

저문 밭고랑 사이로 여름이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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