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을 만나다

구시장 할머니

지도에도 없는 길 2011. 1. 30. 20:08

 

 

구시장 할머니

 

설이 가까운 날 안동을 다녀왔다.

갑자기 일이 생겨서 점심을 이르게 먹고 출발을 했다.

토요일 늦은 오후였지만 날씨가 추운 탓인지 거리에 차량은 그리 많지 않았다.

비교적 수월하게 88 올림픽도로를 지나 중부고속도로를 달렸다.

시원하게 뚫린 고속도로는 겨울의 운치를 보여주면서

밝은 햇살을 비추어준다.

 

중앙고속도로 서안동 인터체인지에서 나와 바로 인접해 있는 청과물 경매장으로 갔다.

토요일은 문을 열지만 일요일은 문을 닫기 때문에 꼭 토요일날 와야 필요한 것을 살 수 있다.

몇 번가서 아는 청과물 주인(경매2번)이 멀리서 인사를 건네왔다.

사과,배, 곶감, 대추 등을 푸짐하게 샀다.

주인은 당일 경매가격에 천원씩만 붙여서 판매를 한다고 한다.

대신에 소매가 아니고 상자 단위나 자루단위로 판다.

차 드렁크에 가득싣고 고향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한 후 어머니와 함께 안동시내 장 구경을 갔다.

구시장으로 갔는데 

구시장 골목들도 지붕을 덮고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 비가와도 문제가 없게 변해 있었다.

설날이 가까운 탓에 골목은 붐비고 있었다.

추운 날씨에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시장을 누비고 있다.

자주가는 고기집에 가서 어물이며 설날 차례상에 올릴 해물을 부탁했다.

낯익은 주인은 미리 준비해둔 것과 새로 몇 가지를 준비해 주었다.

상어 돔배기, 문어, 소고기, 고등어, 조기 등

문어는 안동 잔치상이나 차례상에 반드시 들어간다.

잔치에 문어가 안 올라가면 잔치상을 차렸다고 할 수가 없다고 할 정도이다.

상어고기는 담백하고 비린내가 나지 않아 맛이 그윽하다.

그렇게 사서 아이스박스에 넣고 서울로 가져갈 채비를 마쳤다.

그리고 바로 앞에 채소를 팔고 있는 할머니

바로 사진의 할머니에게로 갔다.

이미 두 사람이 이것 저것 나물을 고르고 있었다.

한참을 기다렸다가 할머니에게서 도라지, 고사리, 시금치, 대파, 당파 등을 샀다.

서울보다 많이 싸다고 한다.--나중에 확인한 것이자만

시골에와서 설 준비를 거의 다 했다.

 

할머니에게서 필요한 것을 사고나서 사진을 찍어 주겠다고 헀더니

얼른 저기 저 자리에 앉아 포즈를 취해주신다.

미소도 머금고

잘 찍어 드려야할텐데 하면서 몇 번 셔터를 눌렸다.

할머니의 미소가 추운 날씨 속에서도 아주 은은하게 빛이 났다.

 

옆에 있던 다른 상점의 아주머니들이 한마디씩 거들었다.

"할머니, 나물도 팔아 돈도 벌고, 사진도 찍고 좋겠네요"

할머니의 미소는 한번 더 은은히 번져나갔다.

온 구시장이 잠시 환하게 빛이 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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