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방

고성재 -금강산 가던 길

지도에도 없는 길 2009. 5. 3. 22:33

고성재

 

   서 정 문

 

그 계곡을 지나

오래 서성이던 길

지난 겨울

키가 넘게 내린 눈속

끊어진 목교 그루터기에 앉아

쏟아지며 구르던 바람을 기억한다

그 나무들의 끝까지 걸어가

외치는 소리도 듣고 싶었다

그 고개 길

외로운 잡목 숲

늦가을 서리 내린 길목

갈색 다래 향내

산 새 나래짓에 실려오고

겨울로 가는 시월 초

향로봉 아래

흔적 남은 고갯길

외로운 바람이 늘 불어왔다

 

*태백산맥 향로봉 아래 옛 금강산 가던 길 중의 하나.사천리 계곡으로 가는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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