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재
서 정 문
그 계곡을 지나
오래 서성이던 길
지난 겨울
키가 넘게 내린 눈속
끊어진 목교 그루터기에 앉아
쏟아지며 구르던 바람을 기억한다
그 나무들의 끝까지 걸어가
외치는 소리도 듣고 싶었다
그 고개 길
외로운 잡목 숲
늦가을 서리 내린 길목
갈색 다래 향내
산 새 나래짓에 실려오고
겨울로 가는 시월 초
향로봉 아래
흔적 남은 고갯길
외로운 바람이 늘 불어왔다
*태백산맥 향로봉 아래 옛 금강산 가던 길 중의 하나.사천리 계곡으로 가는 고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