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오고 난 다음, 한라산을 등반하기로 생각을 하고 이른 아침 길을 나섰다.
지난번에 한라산을 올랐을 때, 성판악에서 올라 관음사로 내려왔기 때문에 사라오름을 가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사라오름까지만 갈까하고 길을 나섰다.
0740분 경에 성판악에 도착하니 주차장에 대형 버스가 가득하였다.
전국에서 한라산의 설경을 보기위해 주차장은 그야말로 인산인해.
사람들은 산악회별로 깃발을 들고, 줄을 서서 입구로 들어섰다.
나도 해장국을 먹고 방수포를 다리에 신고, 아이젠을 착용하였다.
길은 좁게 나 있었다. 두사람이 교행하기에는 부족한 길. 눈이 와서 눈으로 길이 다져져 울퉁불퉁하던 돌 길이 편편하게 잘 닦여졌다. 비록 좁기는 하지만 푸근한 눈길이 만들어진 것이다.
산의 초입에는 굴참나무 같은 참나무 들이 들어서 있었다. 그 길을 지나자 삼나무 숲.
사람들로 길은 빈틈이 없다. 가다가 잠시 돌아보니 줄줄이 이어 산을 오르고 있다.
산은 한 폭의 동양화 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내린 눈을 맞은 나무들은 하얀 이불을 덮어 쓰고 있는 듯 하다.
하늘을 보니 파란 빛. 가끔 바람이 불어 구름을 몰고온다. 그런 순간이면 하늘을 다시 구름빛이 된다.
너무 사람들이 많아 가다서다를 반복하면서 산을 오른다. 어제까지 눈이 와서 입산금지 였다가 오늘 처음으로 개통이 되었단다. 그래서 앞서가는 사람들이 길을 개척하면서 오르니 더 더딜 수밖에 없는가보다.
드디어 진달래 대피소에 도착, 평평한 자리가 나타나고 많은 사람들을 본다. 대피소 내에는 발 디딜 틈도 없다. 어떤 사람들은 서서 어떤 사람들은 아예 준비한 간이의자에 앉아 요기를 하고 있다. 컵라면은 1500원. 따근한 국물이 일품인데 가격을 합리적이다.
서서 아래 성판악 식당에서 산 김밥을 먹는다. 대피소 밖에서라도 이렇게 서서 먹을 수 있는게 다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