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방/풍경

나이테

지도에도 없는 길 2015. 3. 31. 16:14

 

 

 

 

지나간 흔적

 

아무도 살아 있을 때는 알지 못했다

꼭꼭 여며서 보여주지도 않았고

보려고 하지도 않았다

목이 잘리고서야 드러났다

잎이 푸르게 무성하였던 날도

앙상하게 가지만 남아 있을 때에도

바람이 스쳐가듯

겉으로만 쓰다듬어주곤 갔다

죽어서야 비로소

가슴을 절개 하고나서야 그 때

존재를 알아 주었다

햇살에 가슴을 쩍쩍 내다보여야

한 세상 그가 살았다는 것을 기억해 주는 듯 했다

나이테를 세다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어린 아이의 눈이나

손가락 어디 쯤에서

되살아나는 봄의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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