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방/짧은 생각들

등불

지도에도 없는 길 2013. 1. 18. 09:04

 

 

 

 

 

 

 

등불

 

처음부터 멀리까지 비추려고 하지 않았다

갈 길 근처만 비추어

잠이든 사물들이 잠에서 깨지 않도록

발 길 앞만 비추기로 했다

그걸로도 충분하였다

그래서 등불은 적당히만 밝고

그저 희미하기를 바랐다

한 사람만을 위한 등불

그 사람의 앞 길을 바르게 알려줄만큼만

그 사람의 등불이

혹여 다른사람에게 해가 되지 않도록

거기까지만 비추었다

 

내게는 등불이어도

길 옆 잠을 자는 나무에게는

잠못이루는 밤이 되지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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