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방

억새

지도에도 없는 길 2012. 11. 20. 21:32

 

 

 

 

 

 

 

억새처럼

 

저 억새처럼

바람이 오면 몸을 누이고

서로 기대고

바람이 가면 다시 일어서고

서로 일으켜 세우고

저 억새처럼

가을이 오면 다시 버릴것은 버리고

말라가는 몸을 더 가벼이 하고

더는 버릴것도 없이

오로지 자신만을 바람앞에 세우고

흔들리면서 살아온 시간들을 후회하지 않고

바람을 노래하리라

 

저 마른 억새처럼

가벼이 가벼이

꼭 남길 것만 남겨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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