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곳찾기
살아가는 것은 어쩌면 빈곳찾기의 연속이고 그 과정이 아닐까
빈자리를 찾는 일련의 시간들이 바로
삶의 흔적이 아닐까
직장, 결혼, 집짓기, 사진, 버스나 지하철 안, 전쟁, 전투,
공터, 마음, 외로움, 빈잔, 그릇, 하얀 노트, 빈가방, 빈 신발,
빈 막사, 치킨 집, 책꽃이, 빈 논, 공석, 비워 둔 의자,그리고 ......
살아오면서 비어있는 것의 의미를 단어와 함께 되새겨본다
그리고 그 속에 녹아 있는 시간의 편린을 생각해본다
빈 노트
여백이 많은 공책을 좋아했다
무언가 적을 수 있는 여유를 위해
무언가 끄적거리기 위해
서소문 공원에 세워진 조각상이다. 그 공터 어느 그늘에는 더위를 피해
빈 공간을 찾아 숨을 돌리는 노숙자 비슷한 사람들이 여럿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