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개한 벚꽃
동빙고 작은 고개를 넘어 한강으로 가다보면
작은 길 옆
그리 높지 않고 오래된 집 뜨락에 벚나무 한 그루가 있다
날이 더웠는지 벚꽃이 만개해 버렸다
아직은 쉬이 봄을 보내고 싶지 않은데
봄은 이미 시멘트 담벼락을 넘어 버렸다
그늘이 진 담장 아래에도 새싹들이 돋고
어디 땅 속에서 몰고온 따순 바람이
온 뜰을 가득 채우고 있다
너무 화사해진 벚꽃때문에
건너 건물 벽이 빛이 난다
붉고 낮은 단층 짜리 지붕 아래로
벚꽃 이파리가 지고 있다
하마 지는 꽃이라니
벚꽃은 그렇다
하루 하루만
그렇게 화사하게 빛이 나다가 지고 싶어 하였다
다시 오래 기다리겠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