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발
저 모퉁이를 돌아오는 바람
그제야 제 몸을 추스려본다
골을 돌아나오면서도 채 못했던 말
그제야 깃발사이로 내뱉는다
구도의 길이란
그 깃발 사이로 새 길을 내는 것
바람의 지난 흔적을 찾아
마음의 빗금을 치는 것
자꾸 꼬리를 보이고 돌아서는 길
비껴난 자리에 다시 손을 짚어 보는 바람
숨찬 시간을 되돌아가는
희미한 목소리
바람이 웅웅 거리며 간다
깃발 울부짖는 길을 따라
저 바람도 울부짖으며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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