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방

깃발

지도에도 없는 길 2011. 12. 19. 19:10

 

 

 

 

깃발

 

 

저 모퉁이를 돌아오는 바람

그제야 제 몸을 추스려본다

골을 돌아나오면서도 채 못했던 말

그제야 깃발사이로 내뱉는다

구도의 길이란

그 깃발 사이로 새 길을 내는 것

바람의 지난 흔적을 찾아

마음의 빗금을 치는 것

자꾸 꼬리를 보이고 돌아서는 길

비껴난 자리에 다시 손을 짚어 보는 바람

숨찬 시간을 되돌아가는

희미한 목소리

바람이 웅웅 거리며 간다

깃발 울부짖는 길을 따라

저 바람도 울부짖으며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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