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에 불이 켜지고
겨울이 오면 나무는 스스로 잎을 내린다
털어야할 것들은 스스로 벗어 던진다
그리고 스스로 긴 겨울바람을 맞으며 스스로 단단해져 간다
봄이 오기까지 눈도 비도 고스란히 맞으면서
안으로 몸을 여민다
겨울나무가 서 있는 자리
다시 땅으로 돌아간 잎들마저 바람에 날려보내고
그 자리에서 떠나지 못하고 겨울을 맞이한다
홀로 외로워보아야 진정 낮은 곳도 보이고
어려운 세상살이도 몸으로 느껴지는가
나무가 스스로 실천하는 저 만큼의 자리는
그래서 더 따스해지는지도 모른다
살아가는 시간은 늘 그렇게 헐벗고 춥지만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나무이기에 겨울도 외롭지 않고
추위도 견딜 수 있는지 모른다
그것이 희망이겠지
아무리 추운 시간이 닥쳐도
새 봄은 그리 따스하다는 것을
나무는 경험으로 알고 있느니까 그 어려운 시간을 저리 잘 견디는건지
이제 곧 겨울이 시작될 것이다
그러나 추위란 한 삼일은 추워도 다시 사일은 따스해지면서
잠시 참고 견디면 다시 따스한 시간은 그리 멀지 않다는 것을
자주 일깨워주는 것이겠지
비가 잠시 뿌리고 난 다음
그래도 겨울의 시작은 그리 춥지 않게 시작한다
월요일 아침의 차분한 시작을 보면서
아직 겨울은 저 모퉁이에 기다리고 있음을 느낀다
벌써 거리의 겨울나무에
잎이 진 나무들의 가지에 따스한 불을 감아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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