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을 만나다

전선휴게소의 매운탕

지도에도 없는 길 2016. 2. 16. 20:49

 

 

 

 

 

 

전선휴게소의 매운탕 맛

 

전선휴게소는 전선 가까이 있었다

금강산 가던 철교가 멈춘 강 옆

녹슬어버린 기적 소리가 멈춘 자리

작은 휴게소 하나 서 있다

문을 열때마다 전선 예배당 종소리가 밀려 들어오고

철교 아래로 흐르는 강물은

바위를 돌아서며 절로 흐느끼는데

멀지 않는 망루에 선 김일병

굽어보는 북족 하늘과 먼 들판

전선휴게소는 그 자리 가까이 있었다

철새들이 철교 위로 지나 북으로 남으로 저리 날아가고

먼 고성 부근에서 온 초등학생마저

신기하게 지난 전쟁의 상흔을 쓰다듬어보는데

막아선 녹슨 철조망 앞

끊어진 철길 위에 수북한 낙엽

지뢰표지 철조망 너머로 어지럽게 기어가는 덩굴 손이여

 

전선휴게소는 전선 가까이 있다

수줍은 여사장님은 이른 연탄불을 피우고

길손에세 따스한 커피 한 잔을 건넨다

베트남 예쁜 새댁은  수줍은 듯 인사를 한다

에전에는 베트남도 남으로 북으로 선을 긋고 살았는데

그 새댁 전선 가까이에서 살지만

그 한국의 아픈 상흔을 짐작하고 있을까

 

 

전선휴게소에서 전선의 녹슨 흔적을

가슴으로 느껴보다

 

 

 

 

 

박세직 오래전 사단장이 이 휴게소에 건네고 간 선물이란다

강원도에서 우수업소로 칭찬을 들었단다

여기서 잡힌 물고기로 손님이 오는 낮에만 매운탕을 판다

수줍은 사장님. 정연리에 살면서 여기를 오가고 있단다

 

자꾸 추워지는 날씨지만 전선을 화끈하게 데워 줄 매운탕

얼큰한 그 맛으로 올 겨울을 화끈하게 잘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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