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봄 풍경

산수유 꽃망울-선릉에서

지도에도 없는 길 2011. 2. 13. 08:59

 

 

 

봄이오는 길

 

봄은 오솔길로 온다

사람들이 언 땅을 지나

무수한 발자국에 묻혀오는 보푸라기를 따라

땅이 기지개를 켤때쯤 온다

보풀보풀한 흙들이

나무의 발을 간지럽히며

꽃 잎을 다시 기억해내도록

밤새 이야기를 도란거릴때 온다

 

나이든 소나무가 기다리고 선

옛 왕릉같은 곳에 가면

하루쯤 먼저 봄을 만날 수 있다

양지바른 곳에 선 산수유

그 옛날 임금님이 오신다고

햇살 따순 남향으로 나무를 심었는지

며칠 앞서서 노란 망울이 맺힌다

 

산수유도 지금쯤

오솔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의

발자국에 오래 귀를 기울인다

곧 봄이 온다는 것을

온 몸으로 감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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