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화천을 지나 북쪽으로 들어가면서
두 마리 소가 쟁기를 끌며
바위같은 돌들이 있는 비탈밭을
갈고 있는 할아버지를 보았다
산자락은 풀밭으로 덮히고
밭에도 온통 풀들인데
갈아 엎은 밭고랑은 여전히 풀들이 누워있는데
흥얼흥얼 노래를 불러가면서 밭을 가시는 할아버지
두 마리의 소는 비틸길을 발 맞추어 걷는다
목을 뺴고 걸어가면서
묵묵히 발을 딛는다
한참을 서서 지켜보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소는 여전히 밭 가장자리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선다
할아버지의 줄을 잡은 손끝에서 소의 방향이 정해진다
그러나 소는 안다
저기 저 가장자리까지 가면
할아버지가 줄을 당기지 않아도
절로 돌아서야 한다는 것을
할아버지 손 끝의 힘을 그저 느끼는 척
할아버지의 손에 의해 이끌리는 척
그러면서 절로 발 길을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