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방

섬을 찾아서

지도에도 없는 길 2010. 12. 3. 22:49

 

 

섬을 찾아서

 

섬을 찾는 일이란 파도를 찾아나서는 길

오래 바람을 지나야 닿는 길

흔들리는 파도의 들머리에 앉았다가

발 뿌리가 젖은 섬을 쓰다듬는

바위들이 파도에 부딪히면서도 소리치지 못하는 것을

그저 봐야만하는 사이

침묵하는 사람들의 몸짓을 생각해야 하고

진득한 갯펄의 늦은 햇빛에서

등 돌린 바다의 아우성을 헤아리면

바다야 늘 그 자리

그 파도소리에 귀를 열어놓고 있지만

듣고 싶은 소리만 골라 듣는

저 소리 소리 지르는 바다

목쉰 절규를 어찌 가슴에 담지 않으랴

섬을 찾아가는 길은

길 없는 길을 찾아 가는

서글픈 길

그래도 거기 따스하게 지친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찾아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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