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을 찾아서
섬을 찾는 일이란 파도를 찾아나서는 길
오래 바람을 지나야 닿는 길
흔들리는 파도의 들머리에 앉았다가
발 뿌리가 젖은 섬을 쓰다듬는
바위들이 파도에 부딪히면서도 소리치지 못하는 것을
그저 봐야만하는 사이
침묵하는 사람들의 몸짓을 생각해야 하고
진득한 갯펄의 늦은 햇빛에서
등 돌린 바다의 아우성을 헤아리면
바다야 늘 그 자리
그 파도소리에 귀를 열어놓고 있지만
듣고 싶은 소리만 골라 듣는
저 소리 소리 지르는 바다
목쉰 절규를 어찌 가슴에 담지 않으랴
섬을 찾아가는 길은
길 없는 길을 찾아 가는
서글픈 길
그래도 거기 따스하게 지친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찾아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