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쓰기
서 정 문
몇 번을 되뇌이던 말
한 줄 메모
겨우 적어 놓고
다시 그 위에 줄을 긋고
또 한 줄을 씁니다
쓴만큼 지우고
다시 쓰면서
밤을 샙니다
창이 밝아
지워진 낱말
남아 있는 것들마저
훈민정음이 되어
창살로 달아나 박히고
낱말은 햇살속으로
녹아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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