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오랫만에 부슬부슬 내리는 날이다
교육을 위해 점심식사를 마치고 조금 일찍 길을 나섰다.
시골길이라서 그런지 좁은 2차선 길들은 많은 곳이 길 가장자리에 물이 고여서 차가 조심하여 지나가야 했다.
빗물에 꽃들이 지고 있었다.
그러나 빗물에 철죽은 꽃 망울이 피어나고 있었다.
떨어지는 꽃이 있는가하면 피어나는 꽃도 있다.
벚꽃이 지는 길에는 꽃잎들이 눈처럼 하얗게 깔려있다.
고랑포 근처에 오니 시간이 좀 남았다.
임진강에도 비가 내리면서 강안개가 옅게 깔려 있다.
남은 시간에 경순왕릉으로 차를 몰았다.
텅빈 주차장
길을따라 언덕을 올라갈때 보니 울타리 밖에는 돋아나오는 새순들이 비를 맞아 싱그럽게 피어나고 있다.
작은 안내소에 안내인이 혼자 앉아 있다가 반갑게 맞이한다.
아니 이 우중에 오셨네요.
안내인이 팜프렛을 건네준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이 경순왕릉은 한 대위에 의해서 발견이 되었다고 한다.
경주로 가지 못하고 여기 고랑포 기슭에 누워있는 신라의 마지막 왕
비가 내리는 왕릉은 그의 마지막 가는 길처럼 슬픔으로 젖는것 같다.
이제 이 봄비가 내리면 왕릉 곁에서 세월을 지켜온 나무들의 잎이 푸르러 지면서 다시 시간은 빠르게 흘러갈 것이다.
쇠퇴하고 망한 나라의 영화는 사라지고 고려라는 새로운 역사가 피어났던 지난 날
그러나 나무와 자연은 그런것을 아랑곳하지 않고 어디서나 같다.
계절이 변하는 것은 어느 시대나 같은 것이다.
경순왕은 신라 제56대의 마지막 왕이었다.
성은 김씨이고 이름은 부.신라 55대 경애왕이 후백제의 견휜에 의해 사망하자
왕위에 올라 9년간 재위하다가 신하들과 큰 아들 마의태자의 반대를 무릅쓰고 무고한 백성들의 괴롭힘을
막고자 고려에 귀부하였다.
고려 태조 왕건의 큰딸과 결혼하여 5자.2녀를 두었다.
사망후 신라 유민들이 경주로 가고자 하자
"왕의 시신은 도성 백리 밖을 나가면 안된다"는 고려 왕건의 명으로 현 위치인 고랑포 부근에 모셨다.
매년 봄과 10월에 모든 신라 김씨의 일족들이 모여서 그를 기리는 제를 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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