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에도 없는 길 2021. 1. 9. 19:59

이승은 어떠했나. 이승악으로 가는 길은 이승의 길. 긴 눈길을 지나 막다른 길에서 차를 세운다. 다시 눈길을 올라가면 이승으로 올라가는 길. 온통 눈이다. 무릎까지 푹푹 빠지는 길. 올라가는 길은 이미 누가 지나갔지만, 아직 발자국 없는 길 옆은 온통 소복한 눈. 나뭇가지에 쌓인 눈이 아직 녹아내리기 전, 잎들은 눈을 어깨네 매고 서 있다. 이승으로 가는 길. 전망대에 올라 먼 바다를 본다. 온통 하얀 산. 들판. 오름들. 이승을 올랐다가 다시 내려왔다. 왔던 길에는 숱한 이승을 오른 사람들의 또 다른 발자국이 찍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