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에도 없는 길 2020. 11. 21. 20:18

길이 빛나고 있었다. 바다로 향한 까닭이라고 한다. 사람들이 몇 무리 길을 따라 올라갔다. 발자국도 남지않고 사람들은 귀신처럼 올라갔다. 바다로 향하는 길이라고도 하고, 작은 등대로 가는 길이라고도 했다. 아무도 크게 말하지 못했다. 입에 희고 검은 천 한폭을 두르고 있었다. 표식이 된 자리마다 사람들이 걸어갔다. 바람을 매단 길들이 자꾸 구불거기로 흔들렸다. 오래 걷던 사람들은 이미 돌아오고 있었다. 길에 빛이 내리고 빛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길에 하얗게 사람들의 발자국만 남기고 도드라졌다. 오돌토돌한 길의 가장자리가 빛에 조금 그을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