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에도 없는 길 2020. 10. 23. 20:06

억새보려 가자. 멀리 가지 않아도 도처에 있는 저 은빛 물보라들. 바람에 날리는 물빛 머릿결을 봐. 어디 멀리 가지 말고 곁에서 봐. 칠십리시공원에 있는 저 억새들. 작년보다 올해는 더 세를 불렸는데. 어디 오름으로 가지 않아도 여기서 날 바라봐. 아직 이마에 주름이 지지 않았는데. 저 햇살에 반짝이는 하얀 빛을 봐. 거기 서로 어깨를 곁고 쳐다보는 눈빛을 바라다 봐. 물보라처럼 바람에 일렁이는 저 무수한 손짓을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