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에도 없는 길 2020. 11. 1. 08:58

해는 그렇다. 섬이 가만히 있어도 그 주위를 맴돈다. 섬의 등도 어루만지고 어깨도 두드려본다. 섬의 얼굴을 가만가만 쓸어보기도 한다. 섬이 밤새 외로웠을까 자세히 눈을 들여다도 본다. 섬의 눈빛이 편안한지도 지켜본다. 섬이 몸을 추스려 제대로 바다에 떠 있을까 늘 마음이 쓰인다. 바람이 몹시 강하게 분 날, 섬이 쓰러지지 않을까 바다 밑에서 오래 기다리면서 매우 불안하였다. 빨리 바다위로 떠올라 섬을 보고 싶은데 구름이 깔린 수평선에서 안절부절 하였다. 새 날은 그렇게 날마다 밝아오고, 지난 밤의 기억은 햇살과 함께 다시 가물거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