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에도 없는 길 2020. 10. 5. 17:31

바닷물이 빠지면 바다로 나가는 사람이 있다. 젖은 바위를 헤쳐가면서, 바위를 뒤집어가면서 보말을 잡는다. 잡는다기 보다는 찾는다. 보물찾기를 하듯. 어린 시절 이 바닷가에서 놀며 자랐다는 서귀포 사람들. 이웃 마을로 시집을 갔지만, 추석이나 시간이 나는 날이면 여기와서 어린 시절의 추억을 찾아본다. 어떤 것은 '매옹이'라고 이름을 지어졌다. 매운 맛이 나는 보말이란다. '배말'이라는 것은 배처럼 큰 보말이란다. 보통 보말보다 큰 것. 옷도 그대로 입고, 바닷물에 들어가 추억을 따는 사람들. 여럿이 둘어 앉아 옷을 말리며 재잘거린다.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그 맘은 어린 시절과 다르지 않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