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에도 없는 길 2019. 12. 16. 08:52

 

 

 

 

 

큰나무는 죽어서도 위용이 남는다

잎이 다 떨어지고

줄기도 자꾸 벗겨져도 그 자태는 오래 기억된다

이름을 만드는 것도 어쩌면 기억을 남기려고 하는 일

죽어서도 새 이름을 가지는 것도 있다

돌담을 돌아가면 나타나는 새 굽은 길

그 길목 옆에 무성하게 자라는 나무 옆에

죽은 나무가 고개를 들고 섰다

아무도 자세히 바라봐 주지 않아도

그저 묵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