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행
가파도를 갔었네
지도에도 없는 길
2019. 6. 20. 17:06
유난히 섬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지.
섬을 찾아 함께 다독이는 사람, 가파도는 떼 묻지 않은 섬이었네
어린 날 살던 마을이 그곳에 있었네.
작은 돌담을 손수 쌓는 할머니들을 보았네.
바람이 와서 오래 머물다가는 것을 보았네.
숨어사는 사람이 더는 갈 데 없어 그 서쪽 마을 모퉁이에서 깊은 모자를 쓰고 사는 것을 보았네.
낮은 지붕 아래, 수국이 자라고, 돌담에는 돌담을 쌓을 때 꼈던 목장갑.
돌틈에 끼워진 목장갑에 심어진 작은 꽃들을 보았네.
골목길이 온통 바닷길 같은.
소라 껍질들이 벽을 채우고, 길을 채우고, 그 길은 바다로 가는 길.
고양이들을 보았네. 살찌지 못한 고양이들. 너무 깨끗해서 먹을 게 부족한 고양이들 같았네.
보라색 갯무들이 늦게 꽃을 더러 피우고, 키 낮은 해바라기 들이 빈 밭에 몇 송이 피어있었지.
보리는 이미 베어지고 난 빈 밭들.
검은 보리 막걸리가 일품이었다네.
가파도에 가면 마셔보아야할 술. 보리 막걸리였네.
가파초등학교에서 오랜 추억을 떠올리며 뛰어오르는 중년의 추억들.
천천히 바람이 부는 쪽으로 걸었네.
가파도에서, 가파도에서
배에서 내리기 전 바라본 가파도
배에서 섬을 보며, 형제섬, 산방산, 멀리가 한라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