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방/다시 읽어보는 시편들

정찬일 시인의 시

지도에도 없는 길 2019. 4. 10. 09:06

우회도로로 지나가 버린 것들


정 찬 일


마을의 중심을 지나지 못하고

우회도로로 비켜 빠지는 것들이 있다.

수면에 내리는 달빛 같은 나의 그리움이 그러하고

아픈 늑골 같던 내 첫사랑이 그러했다.

나를 비껴만 가던

그리움에

세월은 저 혼자 미쳐서 흘러갔다.

지금도 마을의 중심으로 가지 못하고

우회도로로 휘어 빠지는 것들이 있다.




* 정 시인은 다층에서 함께 활동하는 제주도 시인이다. 제주도에 와서 자주 만났다. 소설도 쓰고 시도 쓰는데 쓰려고 마음만 먹으면 좋은 시를 금방 쓴다. 서귀포 있을 때는 가끔 같이 술도 한 잔 했는데 지금은 육지에 가서 열심히 현장 실습을 하고 있다. 건강하게 일 마무리 하고 서귀포로 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