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행/제주 서귀포이야기
조각상
지도에도 없는 길
2018. 2. 12. 22:13
덕판매 이야기....
저 눈의 조각상, 이마에 머리에 눈이 쌓여가고 있다.
눈은 눈속에 잠겨 앞이 보이지 않는다
눈은 이미 눈의 역할을 하지 않아도 된다.
감은 눈.
눈 속에 잠긴 눈.
세상의 모든 것은 눈을 감으면 더 선명해 지기도 하지.
아무것도 보려 하지 않을 때 더 잘 보이는 것인지도 몰라
눈이 오는 아침. 눈을 감으면 더 따스한 것들이 느껴질 수 있지
눈이 온다.
저 흰눈. 서귀포의 거리에 눈이 하염없이 내린다.
담벼락에 앉아 있을 때 눈이 내렸다. 눈이 와도 난 오는 눈을 지켰다.
눈이 오는 길목을 지켜야 했다.
눈은 담벼락에 내리고 밤새 어깨에 내리고
어깨에 내리고 다리에 내리고 발등에 내리고
가슴으로 내리고
그렇게 온 세상이 온 몸으로 내리고
눈 온 날 아침, 눈 속에 앉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