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행/제주 오름이야기
따라비오름 억새-2017
지도에도 없는 길
2017. 10. 30. 16:18
그림자만으로도 길이 되는 곳이 있다
흔들리는 것들이 빗금을 치면서 모두 쓰러져 발자국이 되었다
더는 누울 수 없는 아우성들이 바람에 일렁이면서
갈 길을 찾지 못해 방황하고 있는 무수한 그늘들이
오름을 찾아 길을 나서고 있는 곳에서 나도 등을 떠밀려 올랐다
흰 깃발들이 어쩌면 저리 오래 그리고 정갈하게 나부끼는지
숱한 사람들은 그 길을 돌아오면서 잊고 온 기억 하나씩
주렁주렁 꿰어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