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행

한라산 등반 4

지도에도 없는 길 2017. 1. 14. 13:25



백록담을 보러갔던가.

저 오랜 분화구를 보기 위해 한라산을 올랐던가

하늘이 더 가까운 때문인가.

바람은 더 불고, 산꼭대기는 나무도 자라지 않는다.

사람들은 거기 서서 하늘을 보고, 백록담을 보고....

눈이 조금 쌓인 분화구는 흰 자태로 나를 올려다본다.

그만큼 올라왔기 때문이겠지.





저 한 걸음, 한 걸음. 발을 디딜 때마다 구름은 발길을 비껴간다.

경사가 진 길은 천천히 산을 오르라 하고

구름은 빠르게 흘러가면서 언뜻언뜻 산 아래 바다와 집들과 낮은 오름과 길을 비추어준다.

아득한 곳에 펼쳐진 풍경들

산 위에서는 산 아래가 그리 잘 보이지 않는다.

멀리 있어서 더 잘보이지 않는 것들도 가까이 있어 잘 보이는 것들도

모두 눈 앞의 풍경




물은 말라가고, 눈이 내리고 남은 물이 얼고

겨울은 여기 머물러서 갇혀있다가 간혹 팔을 뻗쳐 올라온다.

아직은 따스한 날들.

바람이 아니면 여기도 봄빛이다.

녹다가 얼었다가를 반복하는 백록담의 물은

아직 풀어지기엔 이른가보다.









나도 사진 한 장을 찍는다

여기 올랐노라고. 그리고 이 장엄한 풍경도 함께 보았노라고

저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나도 사진을 찍고 바람을 맞고 백롬담을 보고

구름이 흘러가는 것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