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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로고루성 이야기-인성시대 칼럼

지도에도 없는 길 2016. 7. 2. 11:29

서정문의 역사칼럼

호로고루성 이야기

오늘의 칼럼 ㅣ 서정문 칼럼니스트 ㅣ 2016년 06월 27일 (월) 06시 26분 08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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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의 측면에서 볼 때, 지형은 매우 중요하다. 내가 어디에 자리 잡고 있으면 몰려오는 적을 잘 막을 수 있을까? 어디에서 대비하고 있어야 적의 움직임이나 차후 공격을 할 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인가? 그런 곳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성(城)’이라고 할 수 있다. 


  삼국시대에 가장 북쪽에 자리 잡고 있으면서 강성한 국력을 자랑하고 있던 고구려는 북방으로의 진출을 많이 하였지만, 남하정책을 사용하면서 임진강 하구에 성을 쌓기도 했다. 고구려는 임진강 하구에서부터 호로고루성, 당포성, 은대리성을 쌓았다. 은대리성은 경기도 연천군 전곡면에 있으니 임진강을 거슬러 올라가 한탄강의 중요 지역까지 대표적인 3개의 성을 쌓게 된다.


  세 성 모두가 강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고, 사방이 잘 보이는 곳에 흙을 모아 성을 쌓은 토성 형태다. 천혜의 절벽을 잘 활용하여 방어력을 높이고, 주변으로 지나다니는 적의 병력을 잘 볼 수 있으며, 쉽게 달려 나가 공격을 할 수 있는 곳에 자리 잡고 있다.


  호로고루성 남쪽 반대편에는 백제의 육계토성, 신라의 칠중성도 자리 잡고 있으니 임진강을 중심으로 한 삼국 각축전의 중요한 장소가 아닐 수 없다. 6.25 전쟁시에도 북한의 탱크가 가장 먼저 도하를 한 곳도 호로고루성 앞, 고랑포 지역이었다.


  지금도 두지리라는 곳에서 관광객을 대상으로하는 황포돛배를 타면 호로고루성 아래까지 갈 수 있다. 과거 임진강에 뱃길이 중요했던 시절, 이 지역은 상업의 중심지였으며, 인접 지역 중요한 산물들의 집산지이기도 하였다. 6.25 전에는 성 앞 고랑포 지역에 화신백화점 분점이 있을 정도였다고 하니, 그리 오래지 않는 시절까지도 개성인삼의 집산지요. 상업의 지역 중심 역할을 했던 곳 임을 알 수 있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한다. 그래서 과거의 역사를 잘 살펴 지금의 상황을 대비시켜 본다면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역사를 잘 아는 사람은 현명한 사람이라고 하고, 리더들에게 있어서 역사는 더 중요한 것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우리도 역사의 중요성을 다시 되살리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역사에 대한 관심과 인식, 그리고 우리 선조들이 피땀 흘려 지킨 소중한 자리. 거기에 묻혀 있는 역사이야기들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면서 미래를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낮은 봉우리 하나. 작고 꼬부라진 길 하나. 깨어진 와편 한 조각. 그런 것들에서 우리는 우리 선조들이 남긴 역사의 흔적을 반추해보면서 현재를 슬기롭게 헤쳐나갈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서정문 칼럼니스트 ㅣ 시인, 수필가 / 정치학박사
연성대 겸임교수, 전 성결대 외래강사
육군 대령 전역, 한미연합사, 국방부, 주 자유중국(대만) 대사관 연락관 근무, 연대장
시인, 수필가 우리문학 및 한국수필 등단
한국문인협회, 현대시인협회 회원
전쟁문학상, 화랑문화상, 국방부 주관 호국문예 시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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