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일번가 무통삼에서
일학년 반장에게 무엇을 부탁했더니 오늘이 알바날이란다.
학생을 만나려면 그 알바하는 식당으로 가야하고....
조교들과 식사를 하려 했더니 금요일이라 다들 바쁜 모양이다.
학교까지 온 김에 반장을 잠시 보고 가기로 했다.
학교 앞에서 조교를 만나 필요한 서류를 받아들고 일번가로 갔다.
무통삼이 어딘지 알 수는 없었으나 지나다가 어디선가 본 듯도 했다.
대타로 알바를 한다는 반장에게 연락을 해도 답이 없다.
열심히 알바를 하느라 못보는 모양이다.
일번가에서 어느 젊은이에게 물었더니 스마트폰으로 찾아보고 하더니
친절하게 백 여 미터 이상을 함께 걸으며 장소를 안내해 준다.
안양에 이런 착한 젊은 학생들이 있다니
역시 요즘 젊은이들의 그 희생정신과 친절한 마음씀씀이가 느껴졌다.
무통삼은 이층이었다.
문을 들어서니 왁자지껼한 소리들
빨간 유니폼을 입고 뛰어다니는 학생이 몇 보였다.
그 중에서도 유독 열심히 뛰어다니는 학생 하나
반장이었다.
카운터의 주인에게 혼자도 되느냐고 했더니 된다고 했다.
2인용 자리에 앉았다.
그 때 학생이 나를 발견하고 웃으며, 놀라며 다가왔다.
주문을 하고 나서 이학년 남학생 하나가 도착할 때까지 초벌구이된 삼겹살을 잘라서 구웠다.
통으로 된 것이어서 그런지 두터우면서도 맛있는 삼겹살이었다. 한 두 점을 먹고 있을 때
예의 그 남학생이 왔다. 같이 소주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그 때도 연신 뛰어다니는 반장.
알바 중에서도 신참이라 주로 치우는 일을 담당하는 것 같았다.
얼마나 뛰어다니는지 말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한참을 지나다가 와서 하는 말
저녁식사도 못했단다.
구운 고기 한 점을 먹으라고 했다. 얼른 한 점을, 입에 넣는 모습.
학교에서 공부도 일도 열심히 하더니 여기 알바도 정말 열심히 하는 모습이다.
시급은 다른 곳보다 센 7천 2백원.
주말엔 결혼식장 알바도 한다고.
반장을 하면 학기에 장학금 50만원이 나온다는데...
학비도 생활비도 이렇게 알바로 벌어서 쓰나보다.
안스러운 모습이 참 가상하기도 하고,....
고기 몇 점을 오다가다 집어먹고, 우리가 먹는 냉면 하나를 시켜 주었다.
그제야 손님들이 좀 뜸한 시기.
의자를 끌어 당겨 앉아 냉면 한 그릇을 얼른 말아먹고는 일어선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사장님께 반장 칭찬을 했더니 정말 열심히 일 잘하는 학생이라고 대답을 한다.
참고로 무한리필이다.
4명이 가면 사장님 서비스로 큰 콜라 한병.
가격은 9900원에 무한리필이다.
알바 학생들의 친절한 정성도 맛에 더하여 보기가 너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