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에도 없는 길 2016. 2. 25. 13:50

 

 

 

 

 

 

와롱다롱

 

발바닥에 힘을 높인다

다리에 힘을 싣는다

쉼없이 돌아가려면

잠시도 다리의 상하운동을 멈추지 않아야한다

오른발을 왼발로 바꾼다

잘 익은 벼들이 투다닥 바닥으로 떨어진다

탈곡기는 거침없이 돌아가고

나락이 떨어지는 곳으로 소리도 함께 떨어진다

와롱다롱 와롱다롱

아직 난 죽지 않았다

다만 잠시 벽에 기대어 쉴 따름

소리는 이미 오래전에 목이 쉬었다

자꾸 목이 녹슬어가는지 거칠어진다

다시 올 수 없는 길은

쓸쓸하고 깊고 우묵해지고 있었다

내 귀에는 아직도 그 소리만 또렷하다

와로옹 다로옹

와롱다롱 와롱다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