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방/풍경

길-호로고루 성에서

지도에도 없는 길 2015. 6. 19. 10:34

 

 

 

 

 

그 길 앞에 서 있습니다. 한참을 기다려야 했지요.

그리고는 걸어갑니다. 약간은 굽은 길

그 길을 걸어서 때로는 뛰면서 젊은 날을 보냅니다.

어쩌면 이 길은 인생의 길인지도 모릅니다.

그리고는 언덕으로 오릅니다.

그리고 다른 길을 걸어온 사람과 만납니다.

함께 멀리 강도 보고

산도 보고, 그리고 아침에는 햇살도 보고

바람이 불면 함께 맞이하고, 태풍이 불면 서로 끌어안고

같이 보듬어 줍니다.

그러나 오래 멀리 혹은 가까이 함께 봅니다.

같은 방향을 보고 있다는 것이 행복이고 함께 한다는 것이

기쁨인 시간들

그 언덕에서의 인생은 그렇게 다소 높은 곳에서 멀리 바라보려 하면서

지나갑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저 가운데 계단을 따라 다시 내려오겠지요.

함께 내려 올 수도 있지만, 따로 내려올 수도 있습니다.

제 발로 걸어 내려올 수도 있지만,

주검이 되어 다른 사람들에 의해 내려올 수도 있겠지요.

사는 건 그렇게 늘 함께 할 수 없기도 하겠지요.

다시 각자의 길로 내려와 각자 다시 처음의 길을 따라 저 언덕으로 오르기도 하겠지요.

 

 

 

 

 

인생에도 그렇지만 저렇게 강을 따라 새 길을 내기도 합니다.

그 길은 아직 다 완성이 되지 않아

울툴불퉁 하고 걷기에도 간혹 힘이 들 수 있겠지요.

그 길은 높기도 하고 낮아지기도 하구요.

낮은 곳을 걸어갈 때는 세상 사람들에게 잊혀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리 오래 잊혀지지는 않겠지요.

그가 살아 있으면 말입니다.

글을 쓰는 사람들은 살아서도 죽어서도 글로 그 자신을 말하겠지요.

그래서 작가들은, 시인들은 평생에 좋은 글 한 편이라도 남기고 싶어 합니다.

굴곡진 길을 걸어가면서 뭔가 또 새로운 것을 깨닫기를 희망합니다.

 

 

 

저 굽고 단장된 길도 본래는 그렇지 않았지요.

오래 전 제가 처음 저 길을 갔을 때는 걸어가기도 힘이드는 돌 길 이었습니다.

굽어도 저리 깔끔하게 굽어지지 않고

어수선한 굴곡 이었습니다.

그런 굴곡도 단장하니 매끈하고 아름다운 길이 되는군요.

똑 바른 길보다 나무 옆을 지나면서 절로 굽어지는 저런 길이 더 운치가 있지 않으세요?

 

 

 

 

 

굽은 길을 또 다른 곳으로 몇 발짝 발을 옮겨 건너다 보았습니다.

좀 더 다른 느낌의 길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