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봄 풍경

연꽃진 자리

지도에도 없는 길 2014. 3. 11. 22:20

 

 

 

연꽃진 자리

 

가장 고요한 곳에

물 아래서는 서로의 뿌리를 부딪히며

가는 실뿌리를 엉키며

꽃을 피우기 위한 안간힘을 쓰는 연꽃들

꽃이지고 긴 겨울

대궁은 꺽여지고

말라가고 비어가고 속이 가벼워가고

바람이 그 대궁을 스치면서

그 긴 겨울이 가고

이제 봄이 온다

연꽃대 꺽인 자리에도 물은 따스해지고

연의 저 밑바닥 가는 뿌리에도 봄 소식이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