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아트밸리
예술을 심다
파헤쳐진 산골에
혼을 다시 채운다
산에서 빼내간 화강암 자리에
단단한 아름다움을 채운다
비껴가는 구름도
기웃대며 쉬어가는 계곡
가을이 깊어간다
너무 일찍 도착한 탓인지. 표를 끊어주는 사람도 없다. 저기 앞에 내려오는 사람도 있어서 우리(미국 젊은 친구)도
올라가기로 했다. 한참을 올라가는데 트럭 한대가 급하게 와서 서더니
표를 끊어서 올라가란다. 다시 한참을 내려와서 표를 끊었다.
아무도 없는 틈을 타서 공짜로 올라가려했으나 실퍠(?)하고 말았다.
'팬츠와 허리'를 의미하는 말이라고 한다. 정확하게 맞는지는 모르겠으나....
조각의 윗부분은 아마도 뇌를 형상한 것 같다.
모노레일로 계곡위로 올라갈 수 있다. 다시 돈을 주고 표를 구매해야 하고
미국 친구에게 물어보니 걷는게 좋다고 한다. 걸어서 올라가기로 했다.
생각보다 그리 긴 길은 아니었다.
옥잠화인가. 벌이 꿀을 찾아 보라색 꽃속으로 파고 든다
가을이 오는듯 날은 정말 맑다
정지. 정지한 채 기다린다.
무언가를 기다리는 잠자리. 아직 이슬이 덜 깬 잎새들은
잠속에 있다.
잠자리도 가만히 그 잠 속에 함께 깃들어 있다.
노란 꽃, 마타리가 맞는지. 그 꽃을 찾아 호랑나비가 왔다.
가을 꽃 향기는 봄 꽃과는 달리 더 진하고 깊다
햇살의 반대편에서 건너다보면
저리 선명하게 보인다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저리 밝게 보인다
병아리떼들이 어디로 나들이를 가는가
종종종 소리가 들린다
포천 막걸리를 얼마나 많이 마셨으면 저리 막걸리 통이 많은가
막걸리통을 재활용하여 만들 이글루이다.
안에서면 막걸리통 사이로 언뜻언뜻 하늘이 보인다
소원을 빌기위해 솟대를 세우고
기러기를 만들었다
그리고 편지를 쓴다
손으로 쓴 편지들이 매달려 있다
바람의 가끔 불어와 그 편지글을 전해준다
바람이 간혹 편지를 읽어준다
잠자리도 소원빌기에 동참
두마리가 나란히 솟대 위에 앉아
기원한다.
바위에 몸을 묻고 벌러덩 누웠다
저 화강암 눈부신 자태
반쪽은 산속으로 깊이 들어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