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방/나누고 싶은 소식들
권정생 생가
지도에도 없는 길
2012. 9. 16. 21:53
권정생 동화작가의 흔적을 찾아서
선생님 떠난지 오래지 않아서 아직 그 체취가 남아 있는듯한 작은 집
집으로 가는 길은 낮은 돌담
담 아래 채송화
조 들이 늘어선 밭
수수밭을 배경으로 보이는 종탑
생전에 어려운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한 겨울에도 맨 손으로 종탑의 줄을 당겨서
종소리를 울리셨다는 그 분
연약하여 바람에 날려갈 듯한 몸이어도
그 강한 정신과 애틋한 마음은
골목마다 남아 있고
상여집 지나 외딴 집
문은 잠겨 있어도
누가 뚫었는지 구멍난 창호지 사이로
소박한 그 방안 모습도 보이는데
뒤란 작은 새 집은 손수 지어
산 새와 친구가 되었다는데
고려장 가는 길목 낮은 절벽
그 아래로 물은 다시 흐르고
비단개구리 한 마리
그 혼인양 물을 헤적이는가
선생님이 한 겨울에도 맨 손으로 종을 치셨다는 그 종탑
봉숭아 그 아릿한 붉음. 그 너머로 지금도 종소리가 들린다
생가 가는 길의 돌답
그 아래 채송화가 더러 피었다
오래지않은 시간에 누가 다녀갔는지 댓돌위에
덜 마른 꽃잎이 놓여 있다
집으로 가는 길목에 선 상여집
화장실 앞에 부추꽃이 하얗게 피었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저 바위를 쓰다듬으려 시간을 보내셨을까
새를 위한 작은 집을 직접 만들었다고 하신다
새와 친구가 되었다고 하는데 선생님이 가시자 새도 떠난것인가
고려장 장소 가는 길목의 작은 절벽
그 아래로 맑은 물이 흐르고 있다
맑은 물 속의 비단개구리
물끄러니 나그네를 바라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