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방

대추나무 --고목

지도에도 없는 길 2012. 9. 13. 19:30

 

 

 

 

 

대추나무

 

 

 

시간을 돌아나가는 모퉁이는

늘 푸르고 칙칙하다

습기가 찬 팔과 허리

세월을 밀어 올린 세포마다

푸른 이끼가 돋아난다

단단해진 표피를 지나

성긴 가지 자락으로 틈새를 만들어

아직 꽃을 피운다

얼마나 많은 계절의 등에 올라

달콤한 대추를 매달았던가

잎지고 난 자리의 흔적

도톨하게 길이나 있다

 

바람이 지나간 자리

이끼들이 손을 흔들어 화답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