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방/풍경
노을-동두천에서
지도에도 없는 길
2012. 9. 2. 09:41
노을-동두천에서
한참을 동두천에서 머물렀다
저녁 개울도 가보고
높은 곳에서 노을이 지는 것을 바라보았다
태풍이 지나가는 날, 문을 열어두고 바라보기도 하고
사람들이 사거리에서 길을 건너가는 것
건너기 위해 기다리는 것
우산을 이리저리 돌리면서 기다리는 아이들의 리
아이의 손을 잡고 선 사람들
그런 모습들을 가까이서 보았다
그리고 노란색의 차가 사거리 모퉁이에서
우회전을 하는 모습도 보았다
아침마다 간혹 고기만두를 시켜 들고 갔다
24시간을 일하는 그 사람의 모습에서
전혀 밤을 샌 흔적같은 것은 찾아보기 어려워서
늘 그대로 친절한 모습에서 작은 감동을 받았다
새벽이 지난 시간에 또 하나의 식당
의자에 기대어서 선 잠을 자는 아주머니를 깨워
두 사람 분의 고기만두를 샀다
간혹 그 사람을 깨우는 것이 미안할 때가 있었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창 옆에서
그 사람은 빗소리를 들으며 선 잠을 자다가 깼다
삶은 그렇게 고단하기도 하면서
지금 그 시간에는 깨어 있기도 하고
깨기도 한다
모두 잠든 시간에
그 24시간을 기다리는 사람들
따스한 한 끼의 식사가 그렇게 고마운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