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역사의 흔적

철조망위의 새

지도에도 없는 길 2012. 5. 21. 09:13

 

 

 

 

 

철조망 위의 새

 

전쟁기념관에 가면 무수한 이름들을 볼 수 있습니다

많이 불려지지 않으면서도

쉬이 불려지지 않던 이름들

한국전쟁때 전사한 선열들의 이름들입니다

그 이름들이 자잘하게 새겨진 벽

그 이름들을 찾아보기에도 쉽지 않는 너무 오래되고 많은 이름들입니다

그 이름들을 가만히 불러봅니다

그 이름들은 낭랑하게 가슴으로 메아리치다가 천천히 다시 사라집니다

그 이름들이 사라진 자리에 아로 새겨진

이 새록새록 돋아나는 그리움

이제 6월이오면 더 생각이 나는 이름들입니다

더 그리워지는 이들입니다

 

전쟁기념관 어느 모퉁이에서 철조망 위의 새를 보았습니다

발이 시리도록 걸었던 그 자리

더는 물러날 곳이 없던 그 곳에 쳐졌던

철조망

그 위에 앉은 새 한 마리를 보았습니다

 

곧 6월이 옵니다